동영상 기능 좋아졌다는 후지필름 X-H1, 확실히 달라졌다

    입력 : 2018.04.09 12:08

    후지필름 X 시리즈는 그러니까 일종의 진화하는 카메라다. X-T1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필름시뮬레이션 기능 외에 경쟁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어느새 X-Pro2, X-T2 까지 플래그십만 두 종을 선보이며 가장 활발히 신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가 됐다.

    X-H1은 후지필름이 동영상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카메라다. 다른 카메라 회사보다 많이 늦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어차피 트렌드에 연연하는 브랜드는 아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APS-C 포맷인 X-T2에다가 중형포맷인 GFX-50S를 합친 것 같은 외형과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X-H1이 집중한 건 다양한 동영상 촬영 옵션과 AF-C 성능이다. 드디어 메모리에 S-Log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 4K 촬영은 이제 기본이고 100Mbps 옵션도 지원한다. 다양한 해상도와 프레임을 하나씩 골라 맞춤촬영을 할 수 있고 슬로우 모션 고속 촬영도 마찬가지다.

    얼굴인식의 원조격인 후지의 AF-C는 최신 소니 A7 III와 비교할 수 있을 만큼 부드럽고 빠르면서 정확하다. 혼자 혹은 둘이서 작업하는 경우 얼굴인식 기능은 매우 유용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프로를 위한 MF 전용 대구경 동영상 렌즈인 MK 시리즈도 선보여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X-H1을 처음 세팅해본 날, 솔직히 조금 당황했다. 촬영 옵션이 엄청나게 다양해서 두 세 차례 재촬영하는 일이 생겼다. 옵션을 너무 높게 설정해서 풀HD, 23.99p 30분 촬영에 25GB가 넘어가기도 했다. S-Log가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는 줄 알았던 담당자 덕분에 메인과 인설트가 완전히 다른 색이 돼버렸다.

    실수담은 이만 줄이고, 아예 미러리스 카메라 촬영이 처음이었던 담당자는 당장 서너 가지 부분을 마음에 들어 했다. 우선 지속전원 사용(세로그립 장착 시)이 가능하고 UHS-I과 UHS-II 메모리를 지원하는 듀얼 메모리 슬롯이 있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촬영 중 배터리나 메모리를 바꿔야 하는 일이 가장 성가시다고 한다. 얼굴인식 기능은 여러 패널이 등장하는 경우 AF 포인트가 자주 바뀔 수 있어 MF로 고정하길 원하기도 했다. MF 사용 시 초점 영역을 클릭 한 번에 쉽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 했다.


    외장 마이크와 오디오 출력을 지원하는 X-H1은 자체 마이크 성능도 탄탄해졌다. 24비트/48KHz 마이크를 내장해서 거리가 가깝거나 공간이 한정된 실내에서는 충분히 쓸만한 소리를 담아낸다. 혹시 생길 수 있는 급한 상황에서 이가 없으면 잇몸이 아니라 틀니정도는 될 수 있다.

    1, 2회차 모두 X-H1에 처음 탑재된 동영상용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 ‘이터나(ETERNA)'를 사용했다. 영화 필름을 재현한 차분한 색상과 풍부한 섀도우 톤이 특징이다. 인설트용으로 사용한 캐논 카메라가 너무 예쁘고 화사한 톤이라서 색을 건들지 않고 그대로 편집에 썼더니 차이가 극명히 도드라졌다.

    다이내믹 레인지는 400%, 약 12스탑에 해당하는데 경쟁사와 비교하면 평범한 수치다. 촬영 시간이나 옵션에 제약이 걸려있는 4K 촬영도 마찬가지다. 다만, 17:9 시네마 화면비 지원과 200Mbps 고속 비트레이트는 특정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후지필름 X-H1, 23mm F1.4 R, 이테나 필름시뮬레이션 모드
    실내 촬영만 이루어져서 5축 손떨림 보정 기능은 활용해볼 기회가 없었다. 그렇지만 바디 내장형 손떨림 보정 기능만으로도 X-T2나 X-Pro2보다 진일보한 건 확실하다. 조리개 밝기가 밝은 12mm, 23mm, 56mm F1.4 렌즈와 80mm F2.8 마크로 렌즈 등 다채로운 화각의 고성능 렌즈도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200만원대 중반에 출시된 상황에서 APS-C 포맷 미러리스 카메라인 X-H1이 200만원대 초반이니 그 자체로 경쟁력을 논하기에 부족하다. 대신 후지필름은 그 자체의 매력으로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는 만큼 X-H1 이후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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