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24연사, 터치스크린으로 돌아온 소니의 초망원 하이엔드 카메라

    입력 : 2017.11.30 14:15

    [리뷰] 소니 RX10 MK4

    소니 RX10을 처음 손에 쥐어봤을 때가 생각난다. DSLR을 닮은, 어딘가 투박하고 두툼한 몸통에 커다란 줌렌즈가 붙은, 소니 브랜드가 붙어있는 모습이 오히려 어색해 보였던 기억이 난다. 그게 벌써 4년 전이다. 2013년 10월 출시 후 2015년 7월 MK2가, 2016년 6월에 MK3가 출시됐고 2017년 드디어 네 번째 버전인 MK4가 출시됐다. 이처럼 꾸준한 인기의 비결은 합리적인 가격에 누릴 수 있는 초망원 렌즈의 성능과 화질이다. 24mm 광각에서 무려 600mm 초망원까지 지원하면서 전 구간에 걸쳐 안정적인 화질과 빠른 AF를 제공한다.
    소니 RX10 MK4
    RX10 MK4는 칼자이스 f2.4-f.4 24-600mm 초망원 렌즈와 이면조사형 2010만 화소 이미지 센서, 4K UHD 동영상 촬영 등은 그대로 두고 여러 부분에서 편의성과 성능을 강화했다. 315포인트의 위상차 AF, 25개의 콘트라스트 AF를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AF는 0.03초의 초고속 AF와 동체추적으로 초당 24연사(일반AF 시 249 연사)가 가능하다. 이로써 전작인 MK3에서 지적받았던 망원에서의 불안한 AF를 깔끔하게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터치 AF를 사용하면 얕은 심도에서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초점을 잡을 수 있다.
    터치 AF를 사용하면 얕은 심도에서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초점을 잡을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터치 AF가 가능해진 점이다. 스마트폰에서는 10여년 전부터 가능했던 기술인데 소니는 이제야 최신 모델들에 도입중이다. 그 이유야 알 길이 없지만(알 필요도 없고), 그 편리함은 스마트폰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123만 화소 3인치 TFT LCD는 상하틸팅을 지원해 하이앵글과 로우앵글 사진을 편하게 찍을 수 있다. 밝고 선명해 야외에서도 쓸 수 있지만, 빛이 너무 강할 때는 236만 화소 OLED 전자식 뷰파인더를 쓰면 된다. 실제로 이 두 조합은 정말 많이 사용하게 된다. 색다른 각도의 사진을 원할 때는 LCD를, 렌즈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피사체에 집중하고 싶을 때는 뷰파인더를 눈에 바싹 붙이고 보게 된다.

    RX10 MK4는 손떨림보정기능으로 망원 촬영 화질이 무척 안정적이다.
    RX10 MK4는 손떨림보정기능으로 망원 촬영 화질이 무척 안정적이다.

    망원 촬영은 사람이나 동물, 특히 새 같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피사체를 포착하려는 경우가 많다. RX10 MK4에는 망원 촬영의 정확도와 편의성을 높이는 장치가 여럿 추가됐다. 대표적으로 ‘자동 AF’모드는 카메라가 피사체의 움직임을 감지해 단일 촬영 AF와 연속 AF 중 자동으로 변경된다.

    동영상 기능도 기발하다. 조리개 조절을 위해 조리개링을 돌리면 각 단계마다 딸깍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런 소리를 꺼버리는 스위치가 렌즈 우측 하단에 달렸다. OFF로 해 두면 동영상 촬영 중 조리개를 조절해도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다. 레버를 이용한 전동식 줌과 결합하면 전문 캠코더 수준의 매끄럽고 깔끔한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소니 rx10 MK4
    f/4.0 1/320sec ISO100 320mm.
    소니 RX10 MK4
    f/4.0 1/400sec ISO100 435mm.
    이런저런 기능과 장점들을 다 제쳐두고 RX10의 존재 이유는 결국 저렴한 가격에 초망원 렌즈를 쓸 수 있다는 데 있다. 조리개 값이 f4에 300mm가 넘는 망원 렌즈는 그 자체로 몇 백만 원을 호가한다. 절대적인 화질은 부족할 수 있어도 비슷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RX10의 값어치는 상당하다.

    같은 풍경 사진도 광각과 망원사진이 주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24mm와 200mm, 300mm, 심지어 600mm 간의 간극은 그야말로 천지차이다. 피사체가 의식하지 못하는 거리에서 자연스러운 표정과 움직임을 담아낼 수 있고, 눈으로 확인하기조차 어려운 먼 곳에 있는 사건도 포착할 수 있다. 그런 순간을 포착했을 때의 짜릿함, 망원 사진만이 만들 수 있는 깊이, 공간감 같은 것들이 RX10을 선택하게 만든다.

    틸트LCD를 활용하면 다양한 각도로 편하게 촬영할 수 있다.
    틸트LCD를 활용하면 다양한 각도로 편하게 촬영할 수 있다.

    AF의 정확도와 셔터렉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수준이다. 다른 카메라와 비교하지 않은 이유는 시중에 판매중인 비슷한 카메라가 없기 때문이다. 초당 24연사라니!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 촬영 수준이다. 초점만 정확히 맞으면, 아무리 빠른 움직임도 세밀한 기록이 가능하다. 다만, 셔터는 여전히 1/2000s가 최대인데 1/4000s까지 지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구매지수 : 84점
    Good : 전작의 단점을 개선한 좋은 예
    Bad :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MK3도 여전히 쓸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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