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페이스북 스냅챗 '추락'… 몰락한 트위터의 화려한 '부활'

    입력 : 2017.11.10 15:32

    10대 이용자 떠난 '스냅챗'
    스피걸, 20대에 억만장자 경쟁사 인스타그램이'사라짐 기능' 내놓자 위기
    보완책 내놨지만 '썰렁'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최고 화제의 테크 기업은 스냅과 트위터다. 8개월 전 시가총액 330억달러(약 36조8700억원)짜리 상장에 성공하며 신데렐라로 등장한 스냅이 최근 엄청난 손실을 낸 분기 성적표를 발표했다. 반면 최근 2~3년간 최악의 성적표를 지속하며 "더 이상 글로벌 기업이 아니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트위터는 예상을 뛰어넘는 호(好)실적을 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스냅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에번 스피걸. 지난 3월 스냅이 시가총액 330억달러(약 36조8700억원)에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 성공 신화를 썼지만, 최근 실적 부진으로 위기에 몰렸다.
    스냅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에번 스피걸. 지난 3월 스냅이 시가총액 330억달러(약 36조8700억원)에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 성공 신화를 썼지만, 최근 실적 부진으로 위기에 몰렸다. / 블룸버그
    승승장구하던 스냅의 추락

    모바일메신저 업체인 스냅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고 나면 사라지게 하는 기능으로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업체다. 지난 3월에는 상장 성공으로 잭팟을 터뜨렸지만 반년 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3분기 실적 발표에서 4억4320만달러(약 495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적자(1억2420만달러)보다 3배나 더 커진 것이다. 실적 발표 당일, 시간 외 거래에서 이 회사의 주가는 20%가량 폭락했다. 한때 페이스북을 뛰어넘을 수 있는 서비스로 기대를 모았던 스냅챗이 매각설까지 나오는 신세로 전락했다.

    스냅의 위기는 페이스북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시작됐다.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이 스냅의 강점인 '사라짐 기능'을 따라 한 '스토리'라는 기능을 쓰면서 미국의 10대 젊은이들이 빠르게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간 것이다. 전 세계 이용자 약 7억명에 이르는 사진 기반의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이 스냅만큼 편리해지자 이용자들로선 더 이상 스냅에 남을 이유가 없게 됐다.

    3분기 실적 발표 후 에번 스피걸(27) 스냅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앱을 사용하기 쉽게 현재 다시 디자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IT(정보기술) 전문매체 기즈모도(Gizmodo)는 8일(현지 시각) "스냅은 경쟁 업체가 아이디어를 훔치기가 너무 쉬운 데다 크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다"며 "스냅챗은 망했다"고 보도했다. 스냅의 실적이 추락하던 올 7월, 스피걸 CEO가 탑 모델 미란다 커와 신혼여행을 즐긴 것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스피걸 창업자는 이탈리아에서 그리스까지 호화 요트 놀이를 벌이며 지중해 바캉스를 즐기고 있다"며 "회사가 침몰하는 상황에서 CEO는 배를 타며 노는데 스냅의 주주들이 탈 요트는 없다"고 보도했다. 스피걸 창업자가 신혼여행을 갔던 7월에 스냅의 주식 가치는 상장 당시 29달러대에서 14달러대로 내려앉았다.

    트위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잭 도시. 트위터가 성공 가도를 달리던 2008년 공동창업자와 갈등으로 회사를 떠났지만 2년 전 구원투수 역할로 CEO에 복귀,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으로 부활을 알렸다.
    트위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잭 도시. 트위터가 성공 가도를 달리던 2008년 공동창업자와 갈등으로 회사를 떠났지만 2년 전 구원투수 역할로 CEO에 복귀,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으로 부활을 알렸다. / 블룸버그

    적자 확 줄이고 흑자 문 앞에 선 트위터

    트위터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3분기에 2109만달러(약 236억원)의 손실을 낸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287만달러(약 1150억원) 손실에 비해 적자가 대폭 줄었다. 월간 이용자 수는 4% 증가한 3억3000만명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용자 수 증가는 페이스북 급성장으로 곤경에 빠졌던 트위터가 회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4분기엔 흑자가 가능할 전망"고 보도했다.

    조명을 받은 인물은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41) CEO다. 잭 도시는 트위터가 승승장구하던 2008년에 다른 공동창업자와의 갈등으로 회사를 떠났다가, 2년 전 CEO에 복귀했다. 당시 트위터의 몰락이 거론되던 시점에 복귀한 도시 CEO는 전체 직원의 8%를 내보내는 대규모 감원을 감행했다. 반전은 트위터광인 도널드 트럼프가 작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일어났다. 트럼프 당선 이후 정체됐던 이용자 수가 늘면서 회생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이어 지난해 1억달러(약 1118억원)를 투자해 생방송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앱(응용 프로그램) '페리스코프'를 인수해 방송 기능을 강화하며 이용자 수를 늘렸다. 지난 9월엔 글자 수 제한을 140자에서 280자로 두 배로 늘리는 정책을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구원 투수로 등장한 잭 도시가 그동안 진행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서비스 강화 정책이 실적을 높였다"고 전했다. 잭 도시 CEO는 "4분기에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희비 갈린 2명의 창업자… 화려한 성공 이룬 두 회사의 젊은 CEO

    트위터 잭 도시와 스냅 에번 스피걸 CEO는 모두 20·30대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잭 도시의 재산은 약 270억달러(약 30조원), 에번 스피걸은 280억달러(약 31조원)다. 잭 도시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다 2006년 140자 이내 짧은 글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인 트위터를 만들었다. 소셜미디어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면서 2013년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 잭 도시는 단숨에 억만장자가 됐다. 스냅은 2011년 미 명문 스탠퍼드 대학을 중퇴한 에번 스피걸이 창업했다. 스냅 서비스를 위해 대학을 관두고 월세를 아끼려 아버지 아파트에 사무실을 차렸다.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사용자들이 몰리며 성장을 거듭한 스냅이 올해 초 상장되면서 스피걸은 벤처 성공 신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됐다.

    두 창업자는 호화 생활로도 유명하다. 잭 도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개인전용기에서 먹는 초밥 사진을 올리고, 에번 스피걸은 현재의 아내인 톱모델 미란다 커에게 결혼 전인 지난 5월 1억달러(약 1118억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