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한 X 시리즈의 현재, X-E3

    입력 : 2017.09.22 14:02

    후지 X-E 시리즈는 X 시리즈 중 독특한 위치에 속한다. X100 시리즈처럼 RF 카메라같은 외형을 했으면서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로 스타일과 성능, 휴대성을 모두 원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그래서인지 여행지에 가면 특히 눈에 많이 띈다. 하루 종일 가지고 다녀도 부담되지 않는 무게에 취향과 목적에 따라 렌즈를 교환할 수 있어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골고루 만족시킬 수 있다.
    후지필름 X-E3

    9월초 발표된 X-E3는 X-E2의 후속기종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X 시리즈의 최종 진화형같은 카메라다. RF 카메라 같은 겉모습은 차용했지만 X100F처럼 뒷면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버튼을 오른쪽으로 몰아 한 손으로 사용하기 편하게 설계했다. 본체는 물론 다이얼 등 전반에 걸쳐 곡선형으로 깎아놔서 최신예 디지털 기기다운 세련미가 흐른다. 휴대성은 유지하면서 무게 균형을 잘 잡아 한 손으로 촬영해도 안정적이고 편하다.

    외형만큼 내부도 변했다. 변했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업그레이드됐다. 이미지 센서와 프로세서는 플래그십 모델인 X-Pro2와 X-T2와 같은 사양이다. 대신 후지필름은 그 알고리즘을 변경해 성능을 개선했다. 후지필름은 이전에도 펌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같은 카메라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하는데 특기를 발휘해왔다. AF를 비롯해 성능 전반이 향상됐다는 게 후지측 설명이다.

    그러니 X-E3는 X-E2가 아닌 X-T2나 X100F와 비교해야 공정할 듯 싶다. X100F는 RF 스타일 카메라 중 유일하게 라이카와 비견될 만큼 호평을 받았고 지금도 인기리에 판매중이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X-E3는 확실히 그 이상을 기대해도 좋다는 점이다.

    후지필름이 X 시리즈를 처음 출시했을 때부터 거의 모든 기종을 만져봤으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X-T2가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연사나 발열, 동영상 등 자잘한 부분에서 계속해서 지적할 만 한 부분이 있었다. 사진의 품질이나 촬영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점들은 아니었지만, DSLR이나 경쟁 기종과 비교하면 얘기가 나올만한 점들이었다.

    X-E3를 4일간 사용하면서 거슬리는 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X-T2를 주로 사용해서인지 커맨드 다이얼이 앞에만 있는 점이 어색하긴 했어도 그 외에는 각 버튼에 주요 기능을 원하는 데로 설정할 수 있어서 금세 익숙해졌다.

    35mm F2 WR 렌즈와의 궁함은 정말 좋았다. 35mm 환산 50mm로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고 밝은 렌즈덕에 손떨림 보정기능의 부재를 점을 빠른 셔터 속도 확보로 보완할 수 있었다. 크기 자체가 워낙 작아 어떤 피사체를 찍던, 카메라를 어디에 올려두던 크게 의식하지 않아 편안하기도 했다. 매그넘과 콜라보한 필슨 하비 매신저 가방을 여행 시 애용하는데 X100 시리즈보다 더 궁합이 좋다고 느껴졌다. 오래 걸어도 어깨패드에 걸리는 무게가 신경 쓰이지 않고, 필요할 땐 언제나 넣고 뺄 수 있었다. 후지 18-55mm 렌즈는 가방에 함께 넣어 놓고는 한 번을 쓰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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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 크롭. 물의 장력이 느껴질 정도로 표현이 생생하다.
    후지카메라의 장점인 풍부한 계조와 색감을 살리기 위해 되도록 DR400으로 촬영했다. 샤프니스는 +1만 설정해도 차고 넘치게 선명했다. 억지로 만들어낸 선명함은 그라인더로 갈아낸 금속처럼 모서리가 부자연스럽게 날카로운데 X-E3의 사진들은 경계가 분명하면서 완만한, 자연스럽고 생생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터치 AF는 작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 촬영에 무척 유용하다. LCD를 보면서 촬영 각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 AF를 맞출 수 있어 쓸모가 많다. 종일 촬영하고 프리뷰를 해도 배터리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일반적인 촬영이라면 추가 배터리조차 필요하지 않을 만큼 효과적인 배터리 관리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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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름시뮬레이션 아크로스 모드. 흑백필름으로 촬영한 것 같은 질감이 기존 흑백과 확연히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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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PG 촬영, 후보정을 하지 않았다. 후지필름의 계조는 정말 '믿고 쓸만' 하다.
    사용해본 제품은 상용제품이 아니라서 그 성능을 100% 발휘해봤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후지필름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X 시리즈를 몰고 갈는지 확연히 알 수 있었다. X-E3에서 구현된 여러 업그레이드는 곧 펍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X-T2, X-Por2 등 최신 모델에 적용 가능하다고 하니 기대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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