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 BIZ] 트럼프에 반대하는 그들이 보수 성향인 이유는?

    입력 : 2017.09.08 15:15

    [테크 인 실리콘밸리]
    富의 재분배 주장하면서 정부 규제·노조는 반대
    "시장경제 논리 중요하고 가격 결정에 있어서 정부, 관여해선 안 돼"

    '정부는 부(富)를 재분배해서 소득 격차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규제와 노조 육성은 반대한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와 IT(정보기술) 분야의 창업자,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정치권에 내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反)이민정책, 동성애자의 군 복무 금지, 불법체류 청년의 추방 유예 정책 폐지 등에 가장 앞장서서 반대하는 곳이 실리콘밸리다. 그렇다면 이들의 실제 정치 성향은 어떨까.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미국 정치학회에서 600여명의 실리콘밸리·IT 산업 창업가, CEO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치 성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에게서는 진보·좌파 성향이 뚜렷했다.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높여 저소득층, 소수 계층을 위한 복지 정책에 대거 투입하고 부(富)를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또 동성애자 차별, 인종차별을 반대하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또 이들은 정부가 앞장서 이런 복지 정책과 비(非)차별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前)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주장과 같다.

    하지만 규제 측면에서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보다도 더욱 보수·우파적인 성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발생한 우버의 극단적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4%가 공정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우버는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택시 기사들의 파업 때문에 우버 호출 건수가 급증하자 가격을 3배 이상 인상했고, 이는 미국 전역의 우버 앱 삭제 운동이라는 부메랑이 됐다. 실리콘밸리 관계자들은 우버 가격 인상 찬성에 대해 "시장경제 논리가 중요하고, 가격 결정에 정부나 다른 이해 집단은 관여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같은 내용에 대해 42%만 공정하다고 답했고, 공화당 지지자들도 51%만 공정하다고 밝혔다. '노조가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실리콘밸리는 24%만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같은 질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65%가 긍정적, 공화당 지지자는 47%가 긍정적이었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이런 정치 성향을 가진 실리콘밸리와 IT 산업이 향후 미국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만 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장독점에 대해 엄청난 규제를 가했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구글·애플·페이스북 등의 독점에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이런 경향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 애플, MS 등은 미국에서 로비 산업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기업들이다. 네일 마르호트라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IT 산업은 정치와 밀접하게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며 "점점 IT 기업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책과 제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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