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 BIZ] "4차산업혁명,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 절호의 기회입니다"

    입력 : 2017.08.11 14:40

    리노 구젤라 ETH 취리히 총장

    스위스와 같은 잠재력, 한국
    반도체·자동차·중공업 등 경쟁력, 다른 나라 압도
    출발점 훨씬 앞서 있어 더 높은 성과 거둘 수 있을 것

    "인공지능, 빅데이터 같은 새로운 첨단 기술을 산업현장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산업적 기반이 있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 절호의 기회입니다."

    리노 구젤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ETH) 총장은 지난 5월 12일 본지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을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현상이라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리히 연방공과대는 로잔 공과대와 함께 강소국 스위스를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모교로도 유명하다. 구젤라 총장은 에너지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2005년 수소연료차를 만들어 글로벌 에너지상을 받기도 했다. 2015년부터 총장을 맡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취리히 연방공과대 리노 구젤라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화해야 한다는 산업의 근본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젤라 총장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이 산업을 바꾸고 있지만 결국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화해야 한다는 산업의 근본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며 "신기술은 어디까지나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팔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공부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새로운 기술을 써보고 적용하는 도전에 곧바로 나서라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과 글로벌금융그룹 UBS는 지난해 스위스를 4차 산업혁명 경쟁력 1위 국가로 꼽았다. 구젤라 총장은 이에 대해 "스위스는 노동력이 부족하고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연구해 적용해왔다"며 "로봇이나 공장 자동차 등 남들보다 앞서 진행한 노력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꽃피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역시 스위스와 같은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구젤라 총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중공업 등에서 한국이 갖고 있는 경쟁력은 이미 다른 나라를 압도하고 있다"며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출발점이 훨씬 앞서 있기 때문에 더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취리히 연방공과대가 지난해 10월 개최한 사이배슬론 대회 모습. 로봇과 정보기술을 이용해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취리히 연방공과대가 지난해 10월 개최한 사이배슬론 대회 모습. 로봇과 정보기술을 이용해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 취리히 연방공과대
    구젤라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대학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많은 대학이 지식을 외우게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스마트폰 검색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정보를 곧바로 얻을 수 있다"면서 "학교 내 창업 프로젝트나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이런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게 대학, 특히 공과대의 역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리히공과대는 현장 위주의 교육으로 창업가를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도 명성이 높다. 1학년 때부터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과제가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주어지고, 학생들은 팀을 만들어 이를 풀어내야 한다. 학업 수준이 높아질수록 과제는 난이도가 높아진다. 교수들은 절대 해법을 알려주지 않고, 보조적인 역할만 한다. 구젤라 총장은 교수들의 이런 역할을 히말라야 등반가들을 돕는 '셰르파'에 비유한다. 취리히공과대에서는 매년 30여개의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 탄생하고 5년 뒤에도 95%가 살아남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한 능력으로 창의성이나 아이디어를 꼽습니다. 흔히 타고난다고 생각하는 능력이지만, 교육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습니다. 교수와 대학은 끊임없이 어떤 교육이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