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 BIZ] "비행기보다 빠른 캡슐 열차 버려진 시간 되돌려 줄 것"

    입력 : 2017.07.14 14:24

    비봅 그래스타 'HTT '창업자

    튜브 속 新 교통수단

    시속 1200㎞ 하이퍼루프 교통 체증 해소 기대
    초기 비용 많이 들지만 유지 비용은 적게 들어
    한국서 2026년 운행 목표… 국내 연구기관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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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HTT)의 비봅 그래스타 창업자 겸 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초고속 열차인 하이퍼루프는 그동안 교통 체증으로 버려지던 시간을 다시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상태 튜브 속을 달리는 캡슐형 열차로 상용화되면 시속 1200㎞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TT는 국내 연구 기관과 ‘한국형 하이퍼루프’ 개발도 진행 중이다. / 이태경 기자
    "하이퍼루프(hyperloop·초고속 열차)는 사람들이 출퇴근과 출장 때마다 길에 버렸던 시간을 다시 되돌려줄 것입니다."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비봅 그래스타(46)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HTT) 창업자 겸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하이퍼루프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비행기이자 기차이며 택시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사람들에게 빠른 자가용이 아니라 시간을 파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이퍼루프가 등장하면 세계 주요 대도시에서 교통 체증으로 인해 버려지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2026년 한국형 하이퍼루프 등장할 것"

    하이퍼루프는 캡슐 형태의 차량이 진공에 가까운 상태의 튜브 속을 달리는 열차다. 공기 저항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음속(시속 1224㎞)에 가까운 속도를 낼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안에 주파한다는 얘기다. 2013년 설립한 HTT는 경쟁사 하이퍼루프원과 함께 상용화 기술을 갖춘 이 시장의 2강 기업이다.

    그래스타 회장은 "하이퍼루프는 이미 현장 시연에 성공해 곧 우리 앞에 나타날 준비가 끝난 기술"이라며 "처음 하이퍼루프 운행을 시작할 곳은 2020년쯤 중동 지역이나 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사업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며 "현지 국왕 승인이 떨어지면 본격적으로 개발 사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래스타 회장은 미국 LA 본사 대신 아부다비 지사에 상주하며 직접 중동 사업을 챙기고 있다. 그는 "오일머니가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중동에서 하이퍼루프 사업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스타 회장은 "한국은 아직 구체적인 도입 로드맵이 안 나왔지만, 자체 기술 수준이 높고 정부의 첨단 교통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들 국가의 뒤를 이어 상용화에 나설 주요 국가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연구기관들은 2, 3년 전부터 자기 부상이나 공기 압축과 같은 하이퍼루프의 핵심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수십억원을 투자해 꽤 높은 기술 수준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HTT는 지난달 국내 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2026년 운행을 목표로 한국형 하이퍼루프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하이퍼루프를 이용해 서울에서 북한까지 수십 분 만에 간다고 상상해보세요. 하이퍼루프는 많은 사람과 화물을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시키면서 사회를 변화시킬 혁신적인 교통수단이 될 겁니다."

    ◇"미래에는 자동차(car)라는 말을 쓰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스타 회장은 "여객기보다 두 배 가까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하이퍼루프가 대중화되면 점차 사람들이 체감하는 거리의 제약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동 시간이 크게 줄어들면 대도시 집중 현상과 집값 급등 문제가 사라질 것이고, 변두리나 시골에 사는 사람이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되는 일도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스타 회장은 "처음 자동차가 나온 지 100년 넘게 도로 교통 시스템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진공 튜브가 널리 깔린 미래 사회에선 캡슐 차량만 있으면 전국 어디든 갈 수 있게 돼 항공기나 기차는 물론이고 자동차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교통 시스템에도 폭풍 같은 변화가 몰아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하이퍼루프의 캡슐이 비행기가 되고 택시도 되기 때문에 더는 자동차(car)라는 말을 쓰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퍼루프 개발에서 가장 큰 장벽은 '비용'이다. 자기부상 방식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튜브에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코일을 깔아야 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육지에 500~600㎞ 구간의 하이퍼루프 시스템을 설치하는데 약 60억달러(약 7조원)가 소요될 정도다. 하지만 일단 인프라가 구축되면 유지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게 강점이다. 그래스타 회장은 "하이퍼루프는 태양열에서 얻는 에너지만으로 유지가 가능한 고효율, 저비용 시스템이 될 것"이라며 "지금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교통수단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생각하면 미래 세대를 위해 (하이퍼루프 도입은) 빨리 시작해야 할 일이다. 지금도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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