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착용감 모두 불만스런 에어팟을 대신할 무선 이어폰의 원조

    입력 : 2017.06.20 17:50

    [리뷰] 브라기 '더 헤드폰'

    애플 에어팟(Apple AirPods)의 출시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 애플 팬들조차 비관적인 전망을 했을 만큼 '완전 무선 이어폰(Code Free Earphone)'의 앞날은 불투명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시장 반응은 정반대였다. 에어팟은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팔 지경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기능이나 디자인에 비해 웃음이 날 지경으로 가격이 비싼데도 말이다.

    브라기(Bragi)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완전 무선 이어폰의 원조 격이면서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독일 브랜드로, 무선 이어폰 분야에서만 15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당당히 글로벌 기업으로 불러도 될 만큼 빠르게 성장 중이다.

    브라기의 '더 헤드폰(The Headphones)'은 국내 처음 출시하는 브라기 제품이다. 아주 기본적인 기능만 지원하는 모델로 국내 시장을 두드려본다는 의미가 크다. 본래 브라기 제품은 피트니스 기능을 탑재한 '데쉬(Dash)' 시리즈가 유명한데, 상대적으로 고가이다 보니 첫 출시 목록에선 빠졌다.

    완전 무선 헤드폰은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충전 기능을 제공하는 휴대용 케이스를 기본 제공한다. 선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이어버드의 분실 위험을 줄여줌과 동시에 어디서든 충전하기 편하도록 했다.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케이스 자체에 배터리를 내장한 제품도 있는데, ‘더 헤드폰’은 오직 충전 기능만을 제공한다. 한 번 충전에 최대 6시간 사용 가능하다. 길지도 짧지도 않는 시간이다. 브라기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USB 단자로 충전하며 충전 시 내부 LED가 하얗게 빛난다. 목에 걸 수 있을 만큼 길이가 긴 줄에 케이스가 달려 있어 휴대가 간편하다. 내장 배터리가 없는 만큼 무게도 가볍다.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케이스는 밀어서 열도록 되어 있다. 충전기와 이어버드는 강한 자석으로 연결되어 탈부착이 간편하고, 집어던지는 수준의 충격이 아니라면 이동 중에도 분리되지 않는다.

    브라기가 에어팟과 가장 다른 점은 디자인과 착용감이다. 마치 우주선의 통신 시스템의 일부처럼 생긴 에어팟에 비해 브라기 제품은 일상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얼핏 보면 보청기처럼도 보이는 데 실제 그 기술을 채용했다고 한다. 더 예쁘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실용을 최선으로 한, 어딘가 아우디와 BMW를 연상시키는 독일 감성이 아마도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착용감은 지금껏 사용해본 어떤 이어폰과 비교해도 최상급이다. 그저 이어버드만으로 귀에 완전히, 안정적으로 밀착된다. 태생이 피트니스 제품인 만큼 달리기는 물론, 크로스핏같은 강렬한 움직임에도 떨어지지 않는다. 단, 이어팁에 따라 밀착도가 달라질 수 있다. 처음 부착되어 있는 실리콘 팁 말고 기본 제공되는 폼팁을 사용하면 귓구멍에 쏙 들어가서 착용감과 함께 차음성이 높아져 음질도 향상된다.

    '더 헤드폰'의 핵심 기술은 두 가지.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BA)와 근거지 자기 유동방식인 NFMI이다. 고급 이어폰에 탑재되는 드라이버 채용으로 음질을 향상시켰고, 무선 이어폰의 고질적인 문제인 이어버드 사이의 끊김 현상을 거의 완벽히 해결했다. 실제로 비슷한 가격대(19만원)의 유선 이어폰과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이동 중 팝이나 EDM 장르를 즐기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또 대중교통을 타거나 버스정류장같이 전파간섭이 심한 곳에서도 이어버드의 끊김 현상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음악 재생 중에도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오디오 투명성 모드'를 지원해 안전에도 신경 썼다. 차음성이 좋은 편이라 길을 건너거나 산책 중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통화기능을 지원하긴 하는데, 마이크가 귀 바로 옆에 있다 보니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는 이상 정상적인 통화는 힘들다. 헤드셋 대신 사용하긴 어렵다.

    '더 헤드폰'은 모든 면에서 완전 무선 이어폰의 선구주자인 브라기의 핵심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어색하게 생긴데다 가격까지 사악한 에어팟보다 훨씬 추천할만하다. 가격이 더 비싸지만, 브라기의 대표 모델인 '데쉬' 시리즈도 빨리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구매지수 : 85점
    Good : 최상의 착용감, 끊김 없는 무선 연결, 준수한 음질
    Bad : 배터리가 없는 휴대용 케이스, 최악의 통화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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