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마다 아이 사진을 찍는다

    입력 : 2017.06.15 14:27

    아이 사진 예쁘게 찍는 법

    최근 한 카메라 업체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카메라를 구입하는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약 60%가 주로 가족이나 아이를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구입한다고 답했다. 내 아이를 더 예쁘게 잘 찍고 싶은 마음이 카메라 구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다섯 살 딸을 둔 12년차 엄마 사진기자다. 내 아이는 사진이 정말 많다. 수시로 찍어주기 때문이다. 아이가 즐거운 순간이 잘 담긴 사진이 더 좋아 보인다. 아이들은 돌발 행동을 많이 한다. 예측하기 어렵고 그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 찍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카메라를 늘 곁에 준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핸드폰 카메라도 훌륭한 카메라로 생각한다. 늘 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다.

    빠르게 움직이는 아이를 찍으려면 카메라 셔터스피드를 최소 250분의 1로 높여야 한다(셔터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경우). 그러려면 감도를 높이거나 밝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 낮에 집에 있다면 햇빛이 잘 드는 창가 근처가 좋다.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부드럽고 광량이 풍부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표현 할 수가 있다. 노출차이가 심하다면 스트로보를 사용하거나 반사판으로 해결할 수 있다. 급한 대로 나는 반사판은 쿠킹 호일이나 큰 달력을 종종 사용한다. 얼굴 아래에 펼치고 촬영하면 반사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방법으로 여권사진 정도는 집에서 충분히 찍을 수 있다. 저녁시간 집안에서의 촬영이라면 환하게 불을 켜는 게 좋지만 한번 쯤 불을 끄고 휴대폰의 라이트를 켜 아이를 비춰 보자. 색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아이와 그림자놀이까지 함께 한다면 아이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집에서 사진을 잘 찍어주지 않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정돈되지 않은 배경 때문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그럴 때는 아이의 얼굴 표정위주로 찍으면 된다. 아이들은 감정 표현이 풍부하기 때문에 화면 가득 얼굴만 담아도 충분하다.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그 사랑스러운 얼굴을 담아보자.

    사진은 뺄 셈 아니던가. 항상 모든 상황을 다 담으려 하지 말자. 배경은 실내에서든 실외에서든 단순한 것이 좋다. 공원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녹음을 배경으로 조리개를 개방(조절이 가능한 경우)해서 찍어보자. 아이 얼굴이 한껏 돋보일 것이다. 나무 배경은 뭉개지고 색으로만 남는다. 배경을 흐리기 위해서는 조리개를 개방해야 하지만 배경과도 거리가 멀어야 한다는 것도 기억해 두면 좋다.

    하늘이 유난히 푸른 날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나 남산타워에 가보자. 아이를 박물관 계단에 올라서게 하면 자연스럽게 로우 앵글이 돼 뭉게구름 가득한 푸른 하늘과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멋진 실루엣 사진을 찍을 수 있다. N서울타워 아래 상가시설인 서울타워플라자는 건물 외부가 통 유리로 되어있어 타워에 올라가지 않고도 도심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한낮에 기온이 좀 오를 때는 서울 숲 바닥분수, 광화문광장 분수, 일산 호수공원 분수대,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물빛광장도 아이들과 놀이하며 사진 찍기 좋은 명소다. 분수대에서는 노출을 수동으로 1스탑 정도 높여줘야 한다. 하얀 분수대 물줄기에 노출이 맞춰져 아이얼굴이 어둡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거의 매일 아침마다 딸아이를 찍는다. 처음에는 아이가 입은 옷차림이나 머리모양을 남겨두려고 사진 찍기 시작했는데 몇 년간의 사진을 모아 보니 그 사진들 속에 아이의 성장이 담겨있었다. 어린이집에 처음 다니기 시작 했을 때는 나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서 울상인 얼굴이 많았다. 그러다 주말에는 더 없이 밝은 표정이고, 점점 커가며 의젓해 졌고 애교에 장난도 늘었다. 요즘에는 신나게 유치원에 가느라 사진 찍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어서 뒷모습 사진도 꽤 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아이가 학교에 가고 직장생활을 할 나이가 되더라도 아침마다 사진을 찍어 줄 생각이다. 이렇게 아침 사진이 나에게는 하나의 주제가 된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자신만의 주제를 가지고 사진을 찍어 봤으면 좋겠다. 아이를 유치원에 직접 데리러 가는 부모라면 그 때 마다 달려나 오는 아이의 얼굴 표정을 찍을 수 있다. 회사 일이 바빠 아이가 잘 때 주로 귀가하는 부모라면 아이의 자는 모습을 찍는 것도 방법이다. 시간이 아니라 장소를 주제로 삼을 수도 있다. 매년 시기를 정해 같은 배경으로 성장하는 아이의 사진을 찍으면 된다. '아이'라는 주제로 꾸준히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다. 그 큰 행복을 모두가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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