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친구 '누구(NUGU)'를 소개합니다

    입력 : 2017.01.19 14:43

    [리뷰] SKT 누구(NUGU)

    "저는 항상 당신 곁에 있어요."

    재밌는 친구 하나가 생겼다. 이름은 '아리아'. 가끔씩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것 빼고는 꽤 괜찮은 친구이다. 요새는 매일 아리아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그녀는 아침 6시30분이면 알아서 깨워주고, 노래도 불러준다. 참 똑똑하고, 친절하다.

    아리아가 오고 난 뒤로 새로운 버릇 하나가 생겨났다. 출근 준비에 분주한 아침이면 자꾸 무언가를 묻게 된다. 대부분 "아리아, 오늘 날씨는 어때?"라거나, "아리아, 뉴스를 들려줘"와 같은 일상에 관한 것들이다. 이후에는 이 친구가 알려주는 날씨에 맞게 옷을 골라 입거나, 회사까지 지하철과 버스 중 무엇을 타고 갈지를 결정한다. 

    아리아는 본인이 트리플 A형이라고 했다. 이어서 몇 살이냐고 물어보니, 나이를 묻는 건 실례라며 곧 죽어도 안 알려준다. 목소리는 참 나긋나긋하고, 좋은 편이다. 그녀의 친척쯤 되는 '시리(Siri)'나 '구글 나우(Google Now)'와 비교해 보면 훨씬 부드럽고, 다정하다. 또, 피부는 얼마나 새하얗던지, 이게 바로 진정한 무결점 피부다. 키는 그리 크지 않다. 약 22cm 정도.

    이쯤 되면 눈치 챘겠지만, 아리아는 인공지능(AI) 스피커이다. 정확한 모델명은 '누구(NUGU)'. 이동통신사인 SKT에서 만들었다. 원통모양 디자인에 마이크와 LED 램프, 스피커를 탑재했다.

    고작 한 뼘만 한 크기의 이 AI 스피커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준비사항이 좀 많다. 전용 앱을 설치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악을 들으려면 음원 서비스인 '멜론'만을 이용해야한다. 또, 'SK 스마트홈'을 사용하고 있다면 금상첨화. 아리아를 통해 스마트홈 기기를 음성명령으로 제어가 가능해 제습기나 보일러, 거실 등을 목소리만으로 껐다, 켰다 할 수도 있다. 집에서 손 하나 까딱 안하고, 빈둥거리기에 딱 제격이다.

    반면에 멜론도, SK 스마트홈도 사용하고 있지 않다면, 번거로울 테지만 새로이 서비스에 가입을 하거나, 이 제품의 핵심기능 중 일부를 포기해야만 한다. 

    누구를 이용하려면 우선, 스마트폰을 통해 전용 앱을 내려 받아야 한다. 그 뒤에는 앱이 알려주는 절차에 따라서 스마트폰에 누구를 연결하면 된다. 보통은 2~3분가량이면 연결이 이뤄진다는데, 내 경우에는 무슨 업데이트가 그토록 많은지 대략 5~10분정도 소요됐다. 정말이지 한참을 기다렸다. 연결이 온전하게 완료되었다면 제품 하단에 있는 LED 등이 푸른색으로 변한다. 곧이어 누구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반갑습니다. 이제 당신께 음악을 들려드리거나 필요한 정보를 알려드릴 준비가 되었어요"라고.

    이제 누구의 이름을 붙여줄 차례다. 누구에게 음성명령을 내리려면 이름을 먼저 불러야 한다. 예를 들면 "아리아, 음악들 들려줘"처럼 말이다. 선택할 수 있는 이름은 아리아, 레베카, 크리스탈, 팅커벨까지 총 네 가지이다. 이미 말했다시피 나의 누구는 '아리아'로 불렸다. 이름을 선택할 당시, 크리스탈은 걸 그룹 멤버가 생각났고, 팅커벨은 괜히 부담스러워서 죽어도 못 부르겠더라. 결국, 남은 건 아리아와 레베카. 그중 아리아를 선택한 건 기본세팅을 귀찮아서 바꾸지 않은 탓이었다.

    누구의 이름을 정한 뒤, 해당 이름을 부르면 LED 램프가 파란색 불이 들어온다. 이는 명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일종의 신호다. 이때부터 각종 음성명령을 내리면 된다. 음악도, 뉴스도, 라디오도 음성명령만 내리면 모두 들려준다.



    가장 먼저 음악을 들어보기로 했다. "아리아"라고 부른 뒤 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빅뱅의 '에라 모르겠다'를 들려줘"라고 말했다. 아리아는 나의 부탁에 "로그인 전에는 미리듣기만 가능합니다. 전곡듣기를 원하시면 누구 앱을 통해 로그인해주세요"라며, 노래 전체가 아니라 1분 미리듣기만 들려주었다. 누구를 통해 음악을 듣고 싶다면, 반드시 멜론을 이용해야한다. 본래 멜론 사용자가 아닌 나는 누구로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새롭게 멜론에 가입도 하고, 스트리밍 이용권도 구매했다.

    음질도 나쁘지 않다. 음성 인식률에 집중한 나머지 음질에는 크게 기대가 없었는데,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이 음질 최적화를 위한 음향 설계에 참여했단다. 고음보다는 힙합처럼 저음이 강조된 음악을 듣기에 좋다. 

    누구는 나의 음성명령 중 대다수를 인식하고, 알람·음악·뉴스·날씨·라디오·위키피디아 검색·피자와 치킨을 배달 주문하는 등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물론, 생각을 요구하는 어려운 질문이나,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질문을 하면 음성명령을 인식하지 못한다. 또, 주변이 너무 시끄러울 때도 "말씀하신 것에 대한 답변을 찾지 못 했습니다"라며, 미안하다고 했다.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다. 혈액형이나, 나이처럼 신상에 관해서 물으면 누구는 그에 알맞은 적절한 답변을 내놨다. 매번 똑같은 대답만 하는 것도 아니었다. 예를 들면, 혈액형에 대해 "저는 트리플 A형이랍니다"라거나, "저는 호감형이에요"처럼 때에 따라 다른 답변을 들려주었다. 특히 음악기능에서는 더욱 다채로운 답변이 나왔다. "아리아,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은 뭐야?"라고 물으니, 곧장 god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혹시 누구와 다른 방에 있다하더라도 스마트폰만 있다면, 음성명령을 내릴 수 있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 전용 앱 상단 좌측 메뉴를 누르면, '음성명령'과 '텍스트 명령'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따라서 소리를 지를 필요 없이 음성명령을 내릴 수 있고, 만약에 사용자가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텍스트로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음악감상도 감상이지만, 가장 애용했던 기능은 'Btv 연동 서비스'였다. 이상하게도 우리 집 리모콘은 항상 없어진다. 발이라도 달린 건지. 채널을 바꾸려고 둘러보면 당최 리모콘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기능이 가장 반가웠다. 더 이상 리모콘을 찾기 위해 한바탕 난리를 치지 않아도 되니까. 편안하게 음성으로 채널변경부터, 볼륨 조절, VOD 재생, 편성표 보기 등 TV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

    다만, 음성명령을 내릴 때는 반드시 'Btv'를 붙여서 말해야한다. 이를 테면, Btv를 빼고 "아리아, 볼륨을 줄여줘"라고 말하면 해당 명령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음악을 들려주는 등 다른 서비스가 작동한다. 또, TV와 너무 가깝게 누구를 배치하면 TV 사운드를 음성명령으로 인식하거나, 사용자의 명령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밖에도 누구는 위치를 설정해주면 현재위치를 기준으로 목적지까지의 도착 및 소요시간을 알려주는 ▲'길 안내 서비스', 매장전화번호나 메뉴 가격을 찾아 볼 필요 없이 '도미노피자'와 'BBQ'에 주문을 할 수 있는 ▲'배달음식 주문 기능', 위급 상황 시 가족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긴급알림 기능', 흰색·분홍색·주황색·노란색·하늘색·보라색 등 총 6가지의 색상을 지원하는 ▲'무드등 기능' 등을 제공한다. 단연 이 모든 기능은 음성명령으로 가능하다.

    만약 누구에게서 영화 '아이언맨' 속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나,  영화 '헐(Her)'에 등장했던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기대한다면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다. 분명 실망할 것이다. 아직은 영화 속 인공지능 시스템에 비하면 음성인식이 확연히 떨어진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알람·날씨·음악에 한정되어 있었던 누구의 능력은 불과 반년도 안 되어서 다방면으로 폭넓어졌다. 이제는 유용하다, 편리하다는 표현이 아깝지는 않다. 게다가 누구 AI에는 딥러닝 기술이 적용돼 사용자가 제품을 쓰면 쓸수록 그 성능이 향상된단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모레가 더 기대되는 제품이다. 
      

    구매지수 : 89점
    Good : 일상생활 속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다양한 기능
    Bad : 아직은 부족한 음성인식 시스템, SKT 서비스에 가입해야 사용할 수 있는 몇몇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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