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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맥북 에어 써보니, "역시 울트라북의 롤 모델다워"

입력 : 2012.08.24 10:47

멋진 디자인에 휴대성과 안정된 성능 겸비
윈도우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 성향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

2008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서류 봉투 속에 든 '맥북 에어(Macbook Air)'를 꺼내 들었을 때, 노트북 제조사들과 사용자는 비로소 자신들이 잊고 있던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노트북은 부담 없이 가지고 다닐 수 있어야 가치 있다는 것을. 물론 기존에도 맥북 에어 못지않은 휴대성을 갖춘 노트북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제조사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맥북 에어가 출시된 이후, 맥북 에어와 같은 콘셉트를 지닌 노트북이 여럿 출시돼 맥북 에어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했다. 특히 인텔은 울트라씬(Ultrathin)과 울트라북(Ultrabook) 등 맥북 에어의 영향을 받은 노트북 규격을 두 번이나 발표했다. 한마디로 맥북 에어는 현재 휴대성을 강조한 노트북의 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아이돌의 롤 모델이 된 보아나 빅뱅처럼 말이다.

맥북 에어는 2010년에 새단장을 했다. 구형 모델에서 지적받았던 적은 단자 수를 보완하고, SSD를 기본 적용해 성능과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가격도 100만 원 초반대부터 시작해 소비자의 부담을 낮췄다. 맥북 에어를 휴대하는 사용자들이 늘었으며, 대부분은 스타벅스나 드롭탑 같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데 애용한다. 오죽하면 '카페 전용 노트북'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애플 맥북 에어 써보니, "역시 울트라북의 롤 모델다워"

2012년 여름에 출시된 새 맥북 에어는 기존 맥북 에어에서 자잘한 부분을 개선했다. 가장 큰 특징은 인텔의 3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비브릿지)를 탑재해 성능이 다소 향상됐다는 것. 램(RAM) 메모리 기본 용량도 기존 2GB에서 4GB로 늘었고, USB 3.0 규격을 더했다. 이외에도 애플 특유의 맥세이프(Magsafe) 단자가 얇고 길게 바뀌었다. 맥세이프는 애플 노트북용 전원 어댑터 규격으로, 실수로 어댑터 줄을 잡아당기거나 모서리 같은 데 걸렸을 때 저절로 노트북과 분리돼 노트북 손상을 예방한다.

맥북 에어는 애플 특유의 디자인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 최소한의 부품 수로 짜인 외형은 단순하면서도 강한 개성이 돋보인다. 다른 노트북과 달리 맥북 에어는 내부의 열을 배출하는 방열구가 보이지 않는다. 정확히는 화면과 본체를 잇는 힌지 사이에 숨어 있다. 디자인을 해치는 요소는 없애거나 눈에 띄지 않게 한다는 점에서 디자인에 대한 애플의 강박증을 실감하게 한다. 초기 맥북 에어보다 단자 수가 늘었지만 다른 노트북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다.

윈도우나 리눅스 기반의 다른 노트북과 달리, 맥북 에어는 애플의 OS X 운영체제를 사용한다. 첫인상부터 윈도우와 완전히 다르므로, 처음 맥북 에어를 접하는 사용자는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과거에는 액티브X 제한 때문에 국내 쇼핑몰을 못 쓴다는 문제로 일반 소비자에게 외면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해 새 운영체제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줄면서 OS X를 쓰는 국내 사용자 수가 늘고 있다.

윈도우와 완전히 다른 메뉴 구성과 키보드에 익숙해지면 금방 OS X에 적응한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다소 번거롭지만 맥북 에어에 윈도우를 설치해 사용하면 된다. 맥북 에어 사용자 중에서도 쇼핑몰 결재나 게임 때문에 윈도우를 추가 설치해 쓰는 경우가 많다.

맥북 에어를 통해 인터넷을 비롯해 여러 가지 작업을 했다. 맥북 에어에 내장된 SSD는 하드디스크보다 빠르고 안정성이 높다. 구형 노트북처럼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거나 다운되는 문제 없이 빠르게 반응한다. 터치패드의 멀티 터치 기능을 이용해 웹 페이지를 넘기거나 스크롤할 때, 빠르면서도 부드럽게 반응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사진, 혹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처럼 무거운 프로그램도 가볍게 구동한다. 특히, 일반적인 소형 노트북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가상화 환경을 멋지게 소화한다. 런치패드(Launchpad)를 통해 여러 개의 화면을 열람하고, 복잡한 작업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OS X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수가 적지만, 맥 앱스토어를 통해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그렇듯 애플 PC도 맥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앱을 구매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맥 앱스토어는 iOS와 외형이 동일하므로 이미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쓰는 사용자라면 금새 익숙해진다.

애플의 맥북 에어는 '휴대성을 강조한 노트북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존재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디자인, 얇고 가벼운 휴대성, 안정적이면서 매끄러운 성능까지 필요한 것은 모두 갖췄다. 특히, 보고 만지면서 체감하는 감성품질은 다른 고급 노트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가격은 11인치급 최저사양 모델이 135만 원, 13인치급이 158만 9천 원이다. 맥북 에어와 동등한 스펙의 다른 울트라북과 비슷한 수준이다.

■ 구매지수: 90/100
-Good: 얇고, 가볍고, 빠르다. 가격대비 품질도 좋다.
-Bad: 윈도우가 아니라는 점이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정택민PD xa112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