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열풍에 日 닌텐도도 휘청

  • 뉴시스

    입력 : 2011.08.02 16:54

    '닌텐도 DSI' 사진도 찍고, 게임도 하고
    2분기 실적 최악…실적 개선 위해 할인 판매 '굴욕'
    일본 최고 게임업체인 닌텐도도 애플의 열풍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분기 실적이 사상 최악을 기록한데 이어 지속되는 영업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제품의 가격을 할인하는 등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닌텐도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939억엔(약 1조2700억원), 영업적자 377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이다. 문제는 이러한 하락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닌텐도가 올해 순익 목표를 당초 1100억엔에서 200억엔으로 대폭 줄여서 발표한 점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영업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닌텐도는 최신 휴대용게임기 3DS의 가격을 기존 2만5000엔에서 1만5000엔으로 40% 할인해 오는 11일부터 판매한다는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닌텐도가 제품 출시 후 6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할인 판매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이 실적 저조에 책임을 지고 급여를 50% 삭감하겠다고 밝힌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스마트폰 열풍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애플의 아이팟, 아이폰 등이 2000만대 이상 팔려나가면서 휴대용 게임기를 즐기는 사람보다 스마트 기기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닌텐도의 부진에 대해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이 애플의 아이팟·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이나 페이스북의 소셜네트워크게임(SNG)와 같은 가격이 저렴하고 단순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많이 찾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애플 앱스토어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40만개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다.

    10만개에 이르는 게임들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닌텐도의 소프트웨어가 평균 2만~3만원인 것에 비해 애플리케이션은 1000원부터 시작하는 게임이 대부분이다. 가격 경쟁력에서부터 한참 뒤처지고 있다.

    이용자층이 비슷하다는 점도 닌텐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간 닌텐도는 고화질의 그래픽과 화려한 조작이 아닌 단순하면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즉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지향하며 이를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워왔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화 전략이 오히려 닌텐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SNG 등은 몇 개의 버튼만을 눌러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두뇌게임이나 슈팅게임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닌텐도 핵심 이용자층의 요구와 맞물리면서 더 이상 닌텐도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 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휴대용 게임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닌텐도의 혹독한 시련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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